Ukraine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깐부’ 중국의 반응

중국은 미국을 전쟁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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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4일 열린 정상회담에서 나란히 서 있다. 사진: 타스통신/ 게티이미지

중국은 우방국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대부분의 다른 국가와 다르게 보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을 ‘침공’이라고 해석하지 않는다. 다른 국가처럼 경제 제재를 가하지도 않는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미사일 공격을 가한 후 몇 시간 뒤 개최한 정례 기자회견에서 “양측 모두 자제하길 촉구한다”며 “상황에 통제를 잃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는 표현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화 대변인은 중국이 사전에 연락을 받았냐는 질문에 “러시아는 독립국이므로 외교 결정을 내리기 전 타국의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사태의 책임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해 긴장을 고조한 미국에 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화 대변인은 전날 “중국은 시종일관 각국에 서로의 안보 우려를 존중하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길 촉구했다”며 “평화와 안정을 함께 지켜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중요한 건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본인인 미국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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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전면 군사작전을 개시하면서 중국은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독립을 승인했다. 하지만 이건 중국의 입장에 맞서는 행보였다. 중국은 홍콩과 신장 웨이우얼(신장 위구르) 문제로 분리주의와 외교 간섭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서방 국가들과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했다. 러시아의 영토 야욕을 문제 삼지 않음으로써 비슷한 고립을 겪을 때 러시아의 지지를 원해서다.

국제사회는 러시아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제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은 비판을 아끼면서 중립을 내세웠다. 중국은 지난달 4일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와 대규모 천연가스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호주국립대 중화권 전문가 쑹원디는 “중국이 러시아의 행보를 평가하는 중”이라며 “판단이 끝날 때까지는 그럴듯한 ‘진술 거부’ 입장을 견지하려고 한다”고 진단했다. 또 “중국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러시아를 돕는 것처럼 보이고 싶진 않을 것”이라며 “동시에 러시아의 도움을 얻지 못할 정도로 거리를 두고 싶지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우크라이나 중국 대사관은 지난달 현지 자국민에게 “집에 머물면서 창문과 유리에서 떨어져 있으라”며 “차량에는 중국 국기(오성홍기)를 부착해놓으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외부에 신분을 알리는 표식을 드러내지 말라”고 말을 바꿨다.

중국 관영통신은 서방이 러시아에 가하는 제재와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한 뉴스를 전했다. 중국인들은 이번 사태를 러시아와 미국 간의 권력 다툼의 결과로 보고 있다.

반면 대만은 줄곧 우크라이나에 지지를 표현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대만도 오랫동안 중국의 군사 위협에 시달려서 우크라이나의 상황에 깊이 동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중국인은 중국도 러시아처럼 대만을 속전속결로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의 한 이용자는 “앞으로 우크라이나가 좋은 예시가 될 것”이라며 “현대전의 속도를 보면 오전에 군대를 파병하고 정오에 통일하고, 오후엔 코로나19 검사와 신분증 배급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글은 ‘좋아요’를 12만개 이상을 받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만은 다르다고 지적한다. 대만은 미국에 전략적 요충지로 여겨진다. 따라서 미국으로부터 군사 지원을 거듭 약속받았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 지도자로서 3연임 확정을 앞둔 상황에서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은 작다.

쑹은 “대만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건 당연하다”며 “언젠가 대만이 중국에 비슷한 위협을 당한다면 다른 국가가 대만을 위해 그렇게 해주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외교부는 대만은 중국과 분리된 적이 없었다며 우크라이나와의 비교를 거부했다.